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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상세보기
최재천 지음 | 효형출판 펴냄
동물들이 사는 모습을 알면 알수록 그들을 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은 물론 우리 스스로도 더 사랑하게 된다는 믿으로 이 글을 썼다는 저자. 그는 제1회 대한민국 과학문화상 수상자인 동시에 현재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이기도 하다. 개미군단의 만리장성 쌓기, 고래들의 따뜻한 동료애, 가시고기 아빠의 사랑, 갈매기의 이혼, 까치의 기구한 운명, 블루길 사회의 열린 교육, 황소개구리의 세계화, 여왕벌의 별난 모성애 등 이

    이 책은 제목만 봐서는 생물학과 관련이 있는 듯 하지만, 사실 에세이에 더 가깝다고 본다. 신문이나 잡지에 써 놓았던 글을 모아서 책으로 낸 것이라, 책 자체를 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없는 것 같다. 하나의 컬럼이 4~5페이지 분량이라 동물의 생태에 대해서 사실 뭔가 내용이 궁금할라 싶으면 글 쓸 당시의 시사적인 내용이나, 단순히 인간사를 동물의 생태와 빗대어 놓는 식으로  글을 마치기 일쑤다. 이런 식으로 글이 구성되어있어 책의 부제를 “최채천의 등물과 인간의 이야기”로 지었나 보다. 동물의 이야기도 약하고 인간사에 대한 통찰력도 약하다. 약하다기 보다는 내용이 부족하다고나 할까. “인간이 이러이러 해야 되지 않겠냐”라는 의견의 근거가 유전자의 지시에 따른 생존기계인 동물들에 두고 있으니 수긍이 가질 않는 것이다. 동물 얘기를 하면서 동물 사진도 별로 없는게 아쉽다.

  내가 원래 기대했던 책의 내용은 “이기적 유전자“에서 정의된 독특하고 흥미롭고 놀라운 ESS의 사례들이었다. 예를 들면, 남의 둥지에서 태어난 뻐꾸기 새끼들은 태어나자 마자 본능적으로 다른 알들을 밀어올려 떨어뜨린다든지 하는 것들 말이다. 이 책에서 흥미를 끌 만한 그런 사례들로는 “두 종류의 매미가 각각 13 17년을 주기로 성충이 된다”는 정도겠다. 2~3주간의 비행과 삷을 위해 13년 혹은 17년을 땅속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매미들은 어떻게 땅 밖으로 나오는 해 인지 알 수 있을까? 그리고 왜 하필 13년과 17년의 주기일까 하는 의문점이 있지만, 책에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매미는 천적이 매우 많은데 천적또한 몇 년 주기로 성행한다고 가정하면, 처음에 매미 또한 주기가 짧았겠지만 주기를 조금씩 소수(1과 자신으로 나눠지는 수)의 해로 선택한 매미의 생존확율이 높아지다가 그런 식으로 점점 늘어난게 아닌가 하는 학설이 유력하다. 실제로 7년도 13년도 17년도 모두 소수이기에 진화가 계속된다면 19년 마다 성행하는 매미가 출현할 지도 모를 일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엄청난 책인 것 같다. 그 책의 주제는 이미 학교다니면서 배워서 상식이 되었지만, 그 책이 처음 발간될 당시에는 거의 혁신적인 생각이었음에 틀림었다. 진화 자체는 수 천년에 걸쳐서 천천히 진행되는 것이니 고작 80년을 사는 인간이 진화를 눈치 챈다는 것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다윈의 연구를 증명하려는 시도가 계속되었고 결국에 그 결정적인 증거인 유전자를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읽은 몇 권 되지 않는 책에서도 “종의 기원”을 언급하는 책이 제법되니 그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구의 역사를 24시간으로 봐서 인간의 역사가 차지하는 시간은 고작 몇 초에 불과한 것을 보면, 지성을 가진 생물체가 출현할 가능성은 극히 미비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지구와 똑같은 환경의 행성이 있더라도 지성을 갖춘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인간은 극도의 우연적 산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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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4. 6.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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