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실업사회다. 실업문제는 이제 고질적인 문제며,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왜 그런가? 한 마디로 생산성 지상주의라는 자본주의의 본질 때문이다. 이 책은 사실과 통계를 근거로 우리나라가 실업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책이다. 사실 난 실업의 해결책에 더 관심이 많으나 대안은 고작 몇 페이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한 번 쯤 읽어볼 만 한 책이다.
실업의 정의
정부에서 발표하는 실업율과 국민이 실감하는 체감 실업율의 괴리를 설명한다. 실업의 정의를 외국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그 기준에 의하면 최저 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는 단순 노무자나 알바들도 취업자로 분류된다.
가변자본과 불변자본
가변 자본은 노동력에 지불되는 자본이다. 불변자본은 건물, 재료, 원료, 기계, 토지, 생산물 등의 생산수단을 의미한다. 여기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노동력과 생산수단의 비율이다.
기업이나 사회가 기계화나 자동화, 효율화나 합리화를 진행하는 정도, 설비투자를 진척시키는 정도, 그리고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루는 정도에 비례해 일반적으로 자본의 유기적 구성은 고도화된다. 그에 따라 임금으로 지출되는 기변자본 부분은 총 자본에서 상대적으로 감소한다. 자본구성의 고도화는 간접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인플레나 노동생산성과 비교한 실질임금의 감소나 정체, 종업원 수의 절대적 감소나(구조조정과 정리해고) 상대적 감소(정규직의 비정규직화), 따라서 실업의 증가를 의미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라도 직접적으로 노동시간의 증가나 노동강도의 강화로 나타날 수 있다. -64페이지
요약을 하면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대되었으며, 그로 인해 일 자리가 줄어들고, 일 할 사람도 덜 필요해 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자본의 크기는 증가했지만, 그 안에서 노동력에 지불하는 가변자본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3조
노동조합법 제3조에는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뒤집어 해석하면, 거의 늘 "불법"으로 간주되는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용자측은 직권중재제도에 의거해 노사교섭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는다. 불성실은 불법이 아니지만, 그 불성실성이 유발할 쟁의행위는 불법이 된다. -197페이지
결혼 정보회사들의 회원 심사기준표
한국 사회의 현실은 가진자들 사이에서 결혼을 장사이고 비즈니스이며 돈과 신분 획득의 수단으로 만들어 버렸다. 결혼은 '상품간의 계약'으로 변했다. 법적으로도 결혼은 계약이다. 계약은 자유의사와 자유의사의 결합이므로 다시 계약에 의해 해약될 수 있는데, 그것이 이혼이다. 열쇠가 몇 개건, 문제는 이런 형태의 결혼에,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이고 사회적이며 성적인 결합인 결혼 즉 인간관계에 돈이라는 요소가 개입한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오히려 상품관계에, 돈 관계에, 돈끼리의 관계에 인간이 개입한다는 점이다. 돈과 돈의 관계에 '인간'이라는 상품이 끼어들려고 한다는 점이다. 결혼에서 인간은 부차적인 물건이 되어 버렸다. -210페이지
실업에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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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및 실질 노동시간을 줄일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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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시간 이하로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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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제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되고 철저하게 시행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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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의 확고한 직업관 가지기
대안이 너무 미비해서 다음에 읽을 책, '노동의 종말'에 기대를 가져본다.
직업에 귀천이 있는가?
'직업에 귀천이 없다'라는 일상적인 문장에 의문을 표시해 본 적이 있는가? 이런 문장은 마치 '신성한 국방의 의무'와 비슷하지 않은가 말이다. 왜, 어째서 국방의 의무가 신성한가? '신성'의 뜻을 알기나 하나? 국방의 의무가 신성하다면 왜 여성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가? '국방의 의무'라는 건 그냥 법일 뿐인 것이다.
직업에 귀천이 있다면 그건 무슨 의미일까? 저임금에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을 직업으로 가지면 천한 직업이라고 흔히들 생각할 수 있는데, 여기서 관점의 변화를 한 번 줘 보자. "취직했다. 혹은 직장을 가졌다" 라는 말은 "직업을 가졌다" 라는 말과 같은 말 일까? "취직했다"는 것은 월급을 받게 되었다는 의미이지 "직업을 가졌다"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직업'의 의미는
그대는 직업을 통해
그대의 삶,
그대의 가족의 삶을 영위해야 함을 물론,
나아가 타인의 삶 역시
이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대의 직업은
늘 가슴 뛰고
하면 할수록 보람차고 신나는 것이어야 한다.
그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룰 때만이
진정으로 그대는
그대의 직업을 찾았다고 할 수 있다. -221페이지 "백수가" 중에서
그렇다면 천한 직업은 무엇인가?
그것은 작위 고하를 막론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는 직업,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직업이다.
우리는 밤하늘의 별처럼 무수한
천한 직업들을 보아왔다.
사리사욕에 눈먼 정치가들,
뇌물로 돈을 모은 공무원들,
남의 재산을 탐하는 범죄자들,
아랫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직장을 간부들을
우리는 무수히 보아왔다.
이는 모두 천한 직업이다. -222페이지 '백수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