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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얘기를 하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에 6개월 정도 내 구매 목록에서 방치되어 있던 책이었는데 읽어보니 굉장히 재밌는 책이었다. 무엇 보다 평소에 생각하던 은퇴에 대한 내 가치관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양 처럼 살 것인가, 늑대 처럼 살 것인가" 라는 책이 마인드를 심어주는 책이라면, 이 책은 구체적인 행동수칙을 알려주는 책이다. "4시간"의 의미는 1주일에 4시간 정도 일을 하면서도 충분히 미니은퇴를 누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보통 '은퇴'라고 하면 정년이 다 되어서 직업없이 노후를 보내는 것으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은퇴는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일단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적인 일을 60이 다 되어 갈때까지 하고 싶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들을 계속해서 유예하고 있지만 그게 은퇴라는 시점까지 끌고 가고 싶지않다. 은퇴를 하여 많은 돈을 가진다 하여도 나이가 많기에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원하는대로 할 수 있을것 같지 않다. 애초에 은퇴라는 것과 '얼마 이상의 돈이 있어야 한다'라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생계를 위해서, 먹고 살기 위해서 직업적 일에 하루 8시간씩 갖다 바치는 것은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42세 정도에 귀향을 할 것이라고 떠벌이고 다닌다. 귀향은 귀농과는 다른데 내가 농사를 짓고 사는 것은 상상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42살 이후에 뭘 할 것인지 하는 질문을 받는데, 결론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라는 것이다. 이것은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사회적으로 인식되는 은퇴)과는 다른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배우고 싶은 것 배우고, 되고 싶은 것이 될 예정이다. 조금 더 생각을 해 보면 이 때부터는 내 근무 시간은 하루 4시간 정도가 되지 않을 까 싶다. 현재 처럼 하루 8시간의 근무 형태로 치면 보통 출퇴근 시간과 점심시간까지 합치면 평균 11시간 정도 직업적 일에 시간을 소비하고 수면에 7시간 사용한다고 치면 나머지 시간이라고 해 봐야 6시간 정도다. 실제로 직업적 일은 피로도가 있기 때문에 나를 위한 뭔가를 하기전에 휴식이 필요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나를 위한 시간은 고작해야 2~4시간 정도를 뺄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42세 이후에는 생계를 위한 직업적 일에 하루 4시간 정도를 생각하고 있고 근무는 재택 근무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 포함해서 6시간 정도를 더 뺄 수 있고 결과적으로 하루 8~10시간의 시간이 만들어 진다. 이런 평소의 내 생각과 너무나 많이 부합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책에서는 "미니 은퇴"라고 부르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한 책이다.
책에서 말하길 "부자는 시간과 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진 사람이며, 행복은 나를 흥분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한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저자가 여행을 하면서 가지고 다녔던 두 권의 책이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현재는 "여행의 기술")와 "월든" 이라고 써 놓은 부분을 읽을 때는 정말 놀랬는데, 나도 똑 같은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니 여행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일었고, 주 4일 근무체제로 바뀌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