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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 독서 노트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피터 싱어 (산책자,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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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문단을 옮겨본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단지 상품을 소비하고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보다 더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사람이 인생을 돌아켜보며 자신이 한 일 중에서 가장 의미 있다고 여기는 일은 남들을 위해 자신이 사는 곳을 좀더 좋은 곳으로 만든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면 되는 거에요. 내가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면 더 큰 동기 부여가 세상에 있을까요?"


  이 책을 읽어보니 내가 더 많은 기부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가 되는 것 같다. 하나는 돈이 소중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기부를 하기 어렵게 만드는 대부분의 이유이기도 하다. 내 돈은 소중하니깐요. 하지만 이 문제는 나의 삶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까지 기부를 해도 된다는 저자의 주장에 반박할 여지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100억을 가진 사람에게 1억이 없다고 해서 평소의 품위있는 삶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공평성이다.  기부가 당연시되는 문화로 정착되지 않아서 나만 손해본다는 느낌이다. 마치 개인 사용자가 돈 주고 소프트웨어를 사서 쓰면 바보 취급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 아무도 하지 않는데 나만 하는 것은 왠지 억울하다는 느낌...  부자가 기부를 하지 않는 것은 죄를 짓는 거라는 저자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공평성을 들이대면 상위 1프로의 부자는 5%의 재산을 기부하여도 털끝만큼의 영향도 없다. 하지만 기부를 실행에 옮기지 못해 실제로 죽어가는 아이를 살리지 못하고 있으며 때문에 도덕적으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동기.. 기부를 하게 되는 이유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순수한 이타주의다. 그러나 원래가 인간은 다면적이기 때문에 이기적인 동기도 있고 자기만족인 경우도 상당하다. 나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얼마전에 연말정산을 했는데 작년 기부금으로 x만원을 지출하였음 알게되었다. 국세청 간소화서비스에는 노출이 되지않아 따로 영수증을 출력하여 제출하였는데 문제는 내가 따로 1만원을 회사에서 기부한게 있어서  금액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연말정산 담당자가 "기부금 영수증은 y만인데 1만원은 회사에서 한 것이냐?"고 물었다. 사실 그 방에는 나 말고도 서너 명이 더 있었는데 분명히 들릴정도였으니,, 뭐 그들은 신경도 쓰진 않았겠지만 어쨌든 내가 잠깐의 자부심/자기만족을 느꼈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겠다.  그러나  동기가 순수하지 않더라도 기부를 멈추지 말라는 저자의 주장.. 나도 같은 주장을 한다. 이유는 자기만족이든, 동정이든 실제로 남에게 피해주는 건 아니다. 오히려 기부의 혜택은 실제적이며 그 효과는 즉각적이다. 즉 죽어가는 아이를 살리는 것이기 때문에 공리주의적인 관점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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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26.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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