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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 독서 노트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그풍경을나는이제사랑하려하네
카테고리 시/에세이 > 시와 이야기
지은이 안도현 (이가서,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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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학교 다닐 때는 시를 제법 좋아했었던 같다. 학교에서 배우는 시는 해부학 실습처럼 단어와 문장을 난도질해 놓아 맘에 들지 않았다. 시를 그렇게 배워야 하는 것일까. 어떤 단어나 문장에도 밑줄 쳐져 있지 않은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한국 현대시~~"하는 책을 사다가 가끔 읽어보곤 했었다.

 

    최근 <고독이 나를 위로한다> 읽으면서 아름답고 서정적인 고독 예찬의 시를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영화 <>. 시에 대해서,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영화다.  나는 <연어> 작가로 알고 있었던 번쯤 들어보았을 유명한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낭송도 나오는 영화다. 그리고 전에 함민복 산문집에서 읽었던 <눈물은 짠가> 같은 시를 기억하는 정도가 다였다.

 

    곽재구의 <포구기행> 읽으면서 시가 남기는 울림이 어떤 느낌인지 인식하기 시작했는데 이후로 아름다운 문장, 묘사가 탁월하거나 비유가 좋고 표현력이 뛰어난 문장에 밑줄을 긋기 시작했다.

 

줄포만 밖의 육지와 섬에서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나는 선착장을 걸어나와 모텔로 가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방파제 기슭에서 젊은 여자와 남자가 낚시질을 하고 있었다.

마침 남자가 마리의 고기를 낚아 올렸다.

고기의 허리가 궁중에서 휘어지는 동안 여자의 손뼉소리가 울렸다.

남자가 낚시바늘에서 고기를 빼내더니 바다로 다시 던져주었다.

삶은, 개펄은, 개펄 내음은, 섬마을의 불빛들은 사랑스럽고 소중한 .

"좋은 시간 되시오"

그들이 내게 같은 말을 했다.

"오늘 밤뿐만이 아닌 이승에서의 시간 내내"

나는 그들에게 들리지 않을 만큼 혼자 중얼거렸다.

 

글은 <포구기행>나오는 문단을 내가 일부러 문장단위로 나열한 것이다. 글자도 틀리지 않게 옮겨 놓았다. 문단을  <좋은 시간 되시오>라는 제목이 붙은 시라고 생각했었다. 책이 여행기 임을 감안하면 '인생은 좋은 시간 보내는 여행' 되는 걸까.

 

    그리하여 자연스럽게 시집을 사게 되었고 중에 권이 <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이다.  그리고 남한에서 철저히 외면당한 천재시인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당나귀>그리고 < 읽는 기쁨> 샀다. 되지 않으니 때가 되면 독서노트로 소개 날이 있겠지. 어쩌면 내가 지은 시랍시고 올라올지도.

 

...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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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1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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