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혼 전에도 희한하게 자녀 교육에 대한 생각이 확고했다.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이렇게 양육해야지 하는 걸 정리했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호신술이나 수영 혹은 악기 정도는 생각해 본 적 있지만 그것도 본인이 싫어하면 시키지 않는다.
초등학교때 까지는 집에서 숙제하지 않는다. 학교 선생님과 협의해서 우리 아이는 숙제를 내지 않도록 할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아이는 노는 게 일이다. 공부하라고 말하지도 않을 거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도 않을 생각이다.
아이는 노는 게 일이지만 도시에서는 불가능하다. 노는 아이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는 시골에서 키운다. 시골은 자연과도 가깝기 때문에 좋다. 자연은 또 하나의 스승이다. 하지만 시골도 요즘은 사교육 없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초등학교 이후는 대안학교를 가거나 검정고시도 고려해 본다. 우리나라의 공교육은 대학 입시에 맞춰져 있어서 제대로 된 시민으로 크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건 본인이 선택하도록 한다. 나 때는 이런 선택지가 있는 지도 몰랐다.
어려서부터 경제 교육을 한다. 자본주의 교육을 하고 주식 투자도 일찍 가르친다. 투자는 가능한 한 어릴 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접근하기 쉽도록 만화책으로 된 교재를 이용한다.
공공 도서관에서 걸어서 5분 이내의 거리에 산다. 이건 나도 강하게 원하는 건데 모든 성공의 원천은 마인드셋에서 나온다. 그런데 마인드셋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도서관이 가까이 있으면 일단 내가 자주 가게 될 것이고, 아이도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대학은 필요하면 보낸다. 대학을 가는 이유가 취업하기 위한 것이고, 취업하는 이유가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면 대학을 갈 필요가 없다. 4년의 세월과 등록금만 아까울 뿐이다. 본인이 뜻이 있어서 배움이 필요하다면 입학금까지는 내주겠지만 그 이후는 본인이 알아서 한다. 일찍 독립시킨다. 결혼도 본인이 알아서 한다.
아이 양육 방법은 계속 바뀌겠지만 지금은 대충 이렇게 마음먹고 있다.
아이에게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다면 대신 뭘 해줄까를 고민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사교육비 대신에 주식과 펀드로 굴려준다는 거였다. 20년간 대략 1억 원 정도 원금을 투입하고 장기 투자를 통해서 수익률을 극대화한다. 이 돈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창업 자금으로 대준다. 창업 마인드셋을 기르는 건 나와 아이가 하기 나름인데, 창업을 원하지 않으면 유학 자금으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 SBS 다큐스페셜 "노오력 인력 사무소"를 재밌게 봤다. 거기에 모 항공사 면접관이 "취업 시장에서 3년 이상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면 창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면접자는 허탈한 표정으로 사정을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현실적으로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물론 우리나라가 창업하기 좋은 나라는 아니다. 여러모로 중국보다도 못하다. 그렇지만 창업은 돈으로 한다기보다는 아이디어로 하는 것이고, 초기의 적은 투자 비용으로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고 투자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젊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 가지 옵션이 더 있다. 바로 해외 취업이다. 호주 같은 선진국은 인건비가 높고 기술직에 대해 대우가 좋다. 실제로 타일 붙이는 기술을 배워서 호주에 취업하고 높은 임금과 괜찮은 워라벨로 만족을 표하는 사람들을 유튜브에서 본 적 있다. 거기서 돈을 모아서 돌아올 수도 있고 이민을 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지나친 경쟁으로 살기 각박한 나라다. 젊은이는 생각을 해외로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지금 사람이 없어서 난리다.
다시 돌아와서, 아이의 투자금에는 친척이나 양가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도 들어있다. 작년 중순쯤에 2016년도와 2017년도의 투자금을 입금했다. 국내 고배당 ETF와 해외 개별 주식(아마존, 구글)을 매수했다. 올해 고배당 ETF에서 들어온 배당금으로 ETF를 다시 매수했다. 국내 고배당 ETF는 마이너스지만 배당 수익률을 계산해 보니 3%대로 정기 예금 수익률보다는 높았다. 아래가 오늘 자 수익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