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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 일상다반사

투자자는 폭락의 시점에서 똑똑하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투자라 하면 종류가 엄청나게 많지만 여기서는 주식투자에 제한하여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다. 내가 하고 있는 투자활동에서 주식의 비중이 크기도 하고, 이제 주식투자가 만 2년이 지나고 3년째에 접어들면서 내가 주식투자를 바라보는 관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이글을 쓴다.  책에 의하면 어떤 사람이  가치투자자인지 성장형투자자인지는 타고난 성향으로 정해진다고 한다. 나는 여기에 하나더 추가하고 싶은게, 투자를 할 수 있는 사람과 투자를 할 수 없는 사람도 타고난 성향으로 정해진다고 믿는다. 난 거의 가치투자자에 가까운 성향을 가지고 있다. 주식 투자를 하면서 삽질도 많이 했고, 큰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쳐보았고, 다행히 큰 손해는 보지 않았다. 내가 이제 3년차에 들어서면서 느끼는 것은 나의  투자습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정상적인 투자자가  5년 정도 걸리는 과정을 2-3년만에 겪고 있다는  느낌이며(몰빵, 과도한 물타기, 손절못한 폭락의 다른 이름의 장기투자, 남김없이 사기 등) , 책을 봐가며 공부를 할 때마도 조금씩 생각이 계속 변하고 있고,  여전히 투자철학을 다듬어 가는 단계다.


난 불과 1년전에 폭락이 시작되는 시점을 포착하여, 모든 주식을 정리하여 이익을 취하고 지수가 바닥을 다질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은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보름전 쯤에 종합주가지수가 2000을 찍더니만  줄곧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더니 2거래일전에 사상최고의 폭락을 했고,  오늘은 사상최고의 폭등을 했다.  2000포인트에서 1900아래로 하락했다가 잠시 1900을 회복한 적이 있는데, 아마도 1년전 전략을 고수했다면 그때 팔고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원칙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장세보다는 종목으로 투자해야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난 싸게 사는 것도 잘 안되고, 장기간 보유하는 것은 더더욱 안 된다. 하지만 원칙이 틀려서 결과가 나쁜것은 괜찮지만, 원칙을 지키지 못해서 결과가 나쁘다면 그건 후회만 남을 것 같다. 원칙이 잘 못됬다면 제대로 수정하고, 실패원인을 분석해서 다음에 잘 하면 되지만, 원칙을 잊어버리고 부화뇌동해 버리면, 그것은 투자도 아닌게 되는 거라서 나에게 실망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세운 원칙은 "종목에 집중. 장세는 신경쓰지 않는다. 싸게산다. 비싸게 사지 않는다. 장기간 보유한다." 이다. 물론 세부 전략에 "정액 분산투자, 기간에 의한 분할매수, 분할매도, 현금확보"와 같은 것들이 있다.  그 외에도 많지만 이제는 습관이 되어서 따로 적지 않아도 될 정다.


 그렇다면 고점에서 쉬다가 저점에서 재매수하는 것이 왜 부질없다고 느끼는지 적어보겠다. 우선 고점을 파악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점이 고점인지 저점인지는 가봐야 안다. 운이 좋아서 고점에서 매도를 잘 했다고 치자, 재매수 시점인 저점은 어떻게 파악할까? 역시 힘들다. 이렇게  두번의 큰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 리스크라고 생각한다. 만에 하나 매도 하였는데 저점을 찍지못하고 애매하게 조정하다가 상승전환해 버린다든지, 저점을 빠져나와 어느정도 상승해 버린후에야 매수에 들어가야하는 실수를 하게되면, 그야말로 가슴 아프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이 더 나았는데 오히려 뭔가를 해서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왔을때 사람은 더 큰 후회를 하게된다. 매수, 매도또한 쉽지가 않다. 시장가에 던지거나 매수하지 않는다면야, 원하는 가격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지켜봐야하는 문제가 있다. 느긋하고 스트레스없는 투자를 지향하는 나에게 이건 커다른 곤욕이 아닐 수 없다. 본업이 투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힘들다는 얘기다. 오늘 100포인트 가까이 폭등한 오늘만 해도 이미 시초가가 상당분 상승해서 장이 시작됬다. 저점매수라는 것을 아예 할수가 없는 하루였다.  무엇보다도 가장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주식의 가격의 추세를 예측해서 매수 혹은 매도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가격차를 노리고 거래를 하는 것은 투기다. 기업가치에 수렴하기를 기다려 적정선의 이익을 기대하는 것은 투자다. 기업가치에 상관없이, 단지 가격에 의해서 주식을 매도하려고하는 결정 자체가 투기를 인정하는 꼴이다. 기업가치가 하락하지도 않았고, 분기보고서는 순이익이 20-30프로씩 늘었음에도 최근에 떼거지로  폭락해 버리는 것은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내가 폭락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어느정도 물량조절을 했겠지만 폭락이 있을지, 조정후 상승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단기예측은 의미가 없다. 아무도 모르는 오늘, 시장에서 이미 폭락해 버린 주식을 왜 껌값에 팔아야하지? 남 좋은일 시켜줄 생각은 없다. 회사가 우량하다면 장세에 상관없이 보유다. 주가는 결국에는 기업 가치에 수렴하게 되어 있는데, 사람의 본성때문에 기업가치와 주가사이에 괴리가 생기게 된다. 이번 폭락은 대범한 사람에게 큰 이익을 남겨주었을 것이다. 기업가치에 수렴하게된다는 것을 믿는다면 역시 팔 이유가 없는 샘이다. 도대체 미국의 모기지 부실과 아무 상관없는 국내 기업의 주가가 왜 같이 폭락하는지 모를일이다. 이건 마치 미국장세 눈치보기, 중국장세 눈치보기, 외인과 기관 눈치보기, 눈치만 보다가 어설프게 따라하기를 하는 꼴이다. 계속 서로 따라하다가는 따라하는 무리만큼의 이익밖에 못 본다.

나는 이제 난 장기투자라고 하는 새로운 스킬을 익힐려고 한다. 기업의 내재가치가 변하여 매도신호를 주기전까지, 더 좋은 종목이 나와서 팔아야 하기전까지는 보유할려고 한다. 어설프게 20-30프로의 이익을 보고 매도하지 않을 생각이다. 일단 2-3년 정도 보유해볼 생각이다. 최대 10종목을 보유하기로 했기때문에 새로 편입하고 싶은 종목이 있다면 반드시 한 종목을 팔아야할 상황이다. 이제 까지는 이 종목이 살만한지만을 판단했는데 이제부터는 충분히 싸다고 느끼면서 더 투자가치가 있는 종목을 판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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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8. 2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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