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테일 경제학
생각나는 대로 소감을 두서없이 적어보겠다. 우선 이해하기 쉽게 책을 잘 썼다. 책은 400페이지 정도인데, 반복되는 내용이 많아서 250페이지 정도로 썼으면 적당했을 것 같다. 사실 별책부록에 70페이지 정도로 압축되어 있기도 하다. 롱테일의 얘기를 하면서 상당 부분 Web2.0의 내용도 같이 언급하고 있다. 사실 정확히 'Web2.0'이라는 단어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RSS, BLog의 개인미디어, 위키디피아 등은 'Web2.0'을 설명할 때 자주 거론되는 예시다.
중간에 아마존에서 책을 주문과 동시에 자체 제작하는 일을 시범으로 하고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다시 말해서 책 내용을 디지털화하여 재고비용을 제로에 가깝게 만든 후에,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그때 인쇄해서 책으로 만들어 배송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각각 만드는 비용이 대량으로 만드는 비용에 비해 비싸기는하지만 그 차이는 줄어들고 있기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롱테일에서는 재고비용을 거의 제로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다.
옛날에는 아는 것이 힘이었는다. 몇 년 전에는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 많은 정보 중에서 나에게 가치가 있는 정보를 찾아주는 필터링이 중요해 졌다는 점이다.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나의 인터넷 패턴도 이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블로그 글을 검색해주는 사이트가 많지만 국내 업체 중에 이올린과 올블로그를 주로 이용하는데, 처음에는 이올린을 주로 이용하다가 이제는 올블로그를 주로 이용한다. 이올린이 더 심플하고 속도도 빠르지만, 몇 가지 치명적 단점이 있는데 하나는 검색이 개판이다. 이올린으로 검색을 하면 내가 원하는 글을 몇 페이지 아래까지 내려가야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올 블로그도 뭐 대단하지는 않지만 이올린보다는 나은 것 같고, 두 번째 이유인 RSS를 지원한다. 이올린이 왜 RSS를 지원하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요점은 올블로그가 나에게 더 나은 필터기능을 제공해 준다는 점이다. 벅스뮤직의 경우도, 세분화되어 있는 다양한 장르내의 차트나, 하나의 엘범을 들으면서 벅스가 제공하는 비슷한 분위기의 다른 엘범을 계속해서 순회하며 듣는 경우가 많았다. 이 역시 필터기능의 한 종류다. 엘범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적절한 필터는 필수이자 경쟁력이 된 것이다. 알라딘은 어떤가. 다른 구매자의 서평을 꼼꼼히 읽어보고 판매량도 보고, 평점도 본다. 오프라인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롱테일에서는 필터기능이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나의 인터넷 패턴에서도 나도 모르게 점점 중요해 졌던것 같다.
음반시장이 망해가고 있는데, 한 마디로 CD를 사지 않으면서, mp3나 다른 경로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새로운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로만 발매되는 음반들이다. 특히나 어떤 엘범의 경우 타이틀곡은 벅스 같은 곳에서는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 노래가 인기가 있다면 돈은 다른 곳에서 벌 수 있다는 논리 같다. 이른바 휴대폰 다운로드나, 벨소리 같은 실질적으로 건 당 과금이 되는 상품에서 수익을 낼 작정으로 그런 전략을 펴는 것 같다. 입소문의 효과를 노린 전략이 아닐까..
블로그의 개인 미디어 기능이 주류와 경쟁하는 단계까지 왔다는 부분을 읽고 있을때는 자연스럽게 최근 영화 '디워'의 논쟁이 생각났다. 평론가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들, 예를 들면 잡지 광고를 내는 것과 그 영화평점의 관계라든지, 그렇게 좋은 평가가 내려지지 않은 영화에 대해서 극찬에 가까운 평을 내렸던 평론가의 과거행적이 파헤쳐 져서(역시 광고와의 관계때문의 의심), 결국에는 평론가가 영화를 선택하는 필터로써의 기능을 상실해버렸고, 대신에 인터넷을 통한 이른바 추천과 입소문에 의한 관람자끼리의 소통이 주요한 필터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영화 "왕의 남자"는 철저히 입소문 만으로 최고 흥행을 한 작품 이었다. 바야흐로 정보의 시대에서 추천의 시대로 접어든 셈이다.
1. 모든 상품을 팔아라. 인기있는 상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비인기 상품까지 다 팔아라.
2. 상품을 디지털화하여 재고비용과 유통비용을 최소화하라.
3. 필터기능을 강화하여, 구매자들의 선택에 도움을 줘라. 추천기능은 기본, 다양하고 세분화된 차트, 평가, 구매 후기, 맛보기(30초듣기, 20페이지 보기)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