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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 독서 노트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매우 잘 지은 책이다. 내용도 일목요연하고, 읽기 쉽고, 각 챕터의 끝에 요약이 충실해서 따로 독서노트를 작성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그래서 구체적인 내용은 적지 않는다. 예측가능한 성장을 기대하며 자본을 안배하는 행위를 투자라고 하는데, 투자를 하는데 있어서 이 책은 필독서라고 결론 내렸다.  특히 사업다각화와 사업다악화를 판단하는 방법을 이 책에서 배웠다. 그 밖에도 인상적인 일화도 알게됬다.  스톡데일 페러독스라는 건데 이게 뭐냐면,
 
 "베트남 전쟁당시 하노이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병사들 중에서 미군 최고위 장교였던 스톡데일 장군의 이름에서 따온 말. 그는 수용소에 갇혀 있었던 8년 동안에 많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가능한 한 많은 포로들이 살아남아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든 전쟁 영웅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던 사람들은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낙관주의자들이 아니라 현실주의자들이었다고 한다. 낙관주의자들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는 미군이 승리하여 수용소에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와 주위 사람들에게 회망을 불어넣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가 버리면 다시 다가오는 부활절에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등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결국에는 상심하다가 죽어갔다고 한다. 반면, 현실주의자들은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언젠가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고 결국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아무리 어려워도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것이 무엇이든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하는 것이 성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사고방식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  이다.
 
   이 책은 위대한 기업에 대해서 분석해 놓은 책이 아니라, 평범하면서 일반적인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전환된 회사를 분석하여, 그 비밀을 파헤친 책이다. 기술지상주의에 대한 맹목적 믿음이 어느정도 투자의 세계에는 있는데, 기술이 위대한 회사로의 전환을 일으킨 원동력이 아니라, 단지 가속페달 정도라는 분석은 신선하다. 심지어 기술에 대한 내용을 하나의 챕터로 넣을지 말지를 고민했다는 내용은 결국은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는 것이다. 맞지 않는 사람은 내 보내고 맞는 사람을 채용하게 되면, 그 사람들이 알아서 한다는 것이다. 기술도 사람이 부리는 것이다.
 
   이 책은 기업분석에 대한 책이지만, 상당부분 개인의 자기계발에도 적용할 수 있다. 9장에 나온 크로스 컨츄리 팀의 일화는 "동기부여"는 이렇게 하는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우승이나, 목표달성, 고지를 정해놓고 달려나가자고 하는 식의 동기부여가 아니라, 뭔가 말로 설명하기 힘든데, 스스로 깨우쳐 나가서 자연스럽게 스스로 방법을 찾고 구성원들끼 서로서로 격려와 목표설정에 도달하는 그런 내용이다.
  
   성공에 대한 의미도 약간의 깨달음도 얻었다. 이건 의외의 수확인데, 난 보통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다. 예를들면, 좋은 회사에 들어가도 임원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돈을 많이 벌고 싶기는 하지만 10억 이상의 돈은 벌고 싶지 않다. 좋은 집에서 살고 싶지만, 타워팰리스나 아파트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 하루중에 4시간 정도는 생계를 위해서 일하고, 4시간은 지역사회와 타인을 위해서 봉사하고, 4시간은 나를 위해서 의미있는 일을 하는 생활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생활이다. 내가 최근 몇 년간 가지는 의문중에 하나가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왜 그리 계속해서 일을 하는 걸까" 이다.  컨츄리팀의 코치는 일류 경영대학원 MBA 학위소지자에 학부 최고 명예 논문상을 받았지만, 회사 창업이나, 대기업 입사, 투자회사 애널리스트 등의 일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코치일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정말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난 달리기가 좋고 달리기가 이 아이들의 삶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어요. 난 그들이 큰 경험을 하기를. 그리고 뭔가 최고팀의 일원이 되는 경험을 하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정말 관심이 있는 일을 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목적을 깊이 신뢰한다면 그것을 크고 훌륭하게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이다. 당신이 뭔가를 얻으려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단지 그럴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키우고 싶어질 만큼 정말 관심이 가는 일을 찾아서 하라."  성공이란 '무엇'이 아니라, '어디서'의 문제인것 같다. 내가 어디에 관심이 있고, 좋아하고, 잘하는 지를 알게 된다면 그것을 더 잘하고, 더 발전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순서고, 의미있는 삶은 사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세가지 원"이라는 것이 나오는데, 개인에게 적용해 보면, 1. 내가 누구보다도 잘 하는 일, 2. 내가 정말로 좋아하고 열정을 가지고 빠져들 수 있는 일 3.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 쯤으로 바꾸면 될 것 같다. '일' 일수도 있고 생활일수도 있다. 지금 하는 일이 내가 잘 하는 일이 아닐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개발분야에서 내가 정말 상위에 있는지 궁금하다. 나의 경우에 개발하는 일이 지금은 내가 잘 하는 일이지만(의문이 가긴 하지만), 다른 분야의 일을 시도해 보았을때 더 잘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실 마흔 이후에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고 있는데, 잘 할 수 있는 일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개발하는 일, 내가 참 좋아하는 일이다. 이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회사에서 관리자로 올라가는 것 보다, 돈 적게 받는 개발자로 남고 싶고, 마흔 이후에 다른 일을 하더라도 프로그램 개발은 취미로 라도 할 생각이다.  내가 웹마를 왜 계속 업데이트하는가? 개발하는 것이 재밌고, 업데이트를 통해서 새로운 스킬을 배우고,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업데이트되어 사용자들에게 편의성으로 기여하고, 나의 네임밸류가 상승해서 다른 좋은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 약간의 금전적 수익도 있다. 계속 업데이트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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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2.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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